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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아시안게임 옵티미스트 금메달리스트 김숙경 심판과의 인터뷰

대한요트협회|2013-04-01|조회수: 7090

2013년 해경배 전국요트대회에서 심판단으로 참가하고 있는 1998 아시안게임 옵티미스트 금메달, 2002 아시안게임 420 은메달을 딴 김숙경 심판과의 인터뷰 입니다. 특별히 수정하거나 내용을 만들지 않고 인터뷰 내용의 대부분을 올렸습니다.
어린 요트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먼저,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나쁜 기억력에도 불구하고 (?) 생생하게 얘기해주신 김숙경 심판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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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트는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중학교를 입학하고 운동을 좋아하던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었고, 저 역시 운동을 좋아했었습니다. 입학한 중학교에 기계체조부가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신기하고 해보고 싶었습니다. 친구랑 같이 시작해 보려고 했는데 이미 마감되어 기계체조부에는 들어가지 못했어요.
그런 사실을 알게 된 한강에서 윈드서핑 동호회 활동을 하시던 체육선생님이 기계체조대신에 요트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요트를 알게 되었고 세일링을 시작하였죠.
그 때가 중학교 겨울 방학 때쯤이었는데 서울시 요트협회에서 유럽클래스 요트를 탔던 것 같아요. 그 배는 중학교 1학년이던 제가 타기엔 좀 컸죠.
아마 몇 개월 후 옵티미스트를 처음 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시작 하였는데, 이 사실을 아신 부모님께서 요트는 귀족 스포츠라는 편견(?)을 갖고 계셨고 조금 부담이 될 것 같아 그만두는 게 어떨까라고 얘기하셨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후로도 계속 몰래 나갔는데 어느 주말 요트를 타고 있는데 아빠가 찾아 왔어요. 코치님께서 아빠를 부르셨는데, 그날 아빠가 요트를 계속 하고 싶은지 물어보셔서 하고 싶다고 당당히 말씀 드렸죠. 그렇게 세일링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가 겨울방학이었기에 슈트도 없이 츄리닝 바지에 잠바입고 배웠는데 너무 추워서 이걸 해야 하나 갈등도 했죠. 그래도 시간은 흘러서 봄이 되고 비 오는 어느 날 갑자기 배가 너무 잘 나가는 느낌이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2. 1때 금메달을 딴 98년 아시안게임을 어떤 마음자세로 준비하였나?
저는 빠른 생일이라 고1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연습을 하면서 어떨 때는 힘들고 나가기 싫은 적도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배타는 것이 너무 재미있고 즐거워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배를 타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 없이 정말 집중해서 열심히 탔었지요.물론 그 때 저를 가르쳐 주셨던 코치님이나 다른 선배님들은 동의 못하실 지 몰라도요. 호호호.

재미있게 타다 보니 실력이 늘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세일링 하는 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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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98
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특별한 에피소드 가 있나요?
대회 기간 동안 중국의 어떤 선수와 1,2위를 다퉜는데 대회가 끝날 때까지 코치님이 그 중국 선수의 세계선수권 2위 한걸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우승이 확정된 후 말씀해 주셨는데, 만약 그 선수가 대단한 선수란 걸 알았다면 조금은 부담이 되고 견제를 하다가 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을 수 있었을 겁니다.




4. 98
아시안게임 마지막 경기전 우승이 결정되었었나요? 어떻게 마지막 경기가 진행되었나요?
아닙니다. 98아시안게임 마지막 날 2위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전 경기까지 꾸준히 괜찮은 점수를 기록했었고, 1위를 하고 있던 중국선수는 점수가 들쑥날쑥 했었습니다.

마지막 경기 전날 밤 코치님과 전술을 짰는데, 꾸준한 점수를 기록한 저는 마지막 날 성적이 나빠도 그 점수를 버리면 되었고 중국선수는 마지막 날 점수가 나빠지면 점수를 버리고도 나쁜 점수가 계속 남게 되어 제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경기에서 중국선수를 견제하며 중국선수를 계속 택킹 하게 만들어서 다른 배들을 먼저 피니시 시키고 순위를 나쁘게 하였습니다.
저는 최종적으로 3위로 피니시 하였고 그 중국선수는 거의 꼴찌로 피니시 하였던 것 같습니다. 경기 시작 전까지 부담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경기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정말이에요~ ㅎㅎㅎ

그리고 배가 너무 잘 나간다는 느낌도 받았었고요
. 그날의 느낌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네요.
경기를 마치고 코치님이 그 애에게 가서 수고했다고 말하라고 해서 수고했다고 하였는데 그 애도 웃으며 인사했지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겠죠.





5.
선수 생활을 마치고 코치와 국가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선수생활 당시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 같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규칙을 잘 이해하면 전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 입니다.
선수생활 할 때는 대표팀 훈련이나 시도팀 훈련 할 때 경기 규칙을 공부하긴 했지만, 특히 제2장은 공부도 많이 하고 시험도 쳤었고요. 저도 규칙을 많이 알긴 했지만 정확하게 그 상황 전체를 이해를 하고 있진 못했던 것 같아요.
이해가 안되면 그냥 외워서 알고 있기도 하였고요.선수로서 규칙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심판을 하면서 제가 선수 때 잘못 알고 있던 것이 있다는 것에 가끔 놀라기도 합니다.
규칙서에 규칙은 글로 되어있어서 때로는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그 당시 단편적인 조항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케이스를 통하여 배웠다면 더 잘 이해하고 전술로 신제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저도 그랬지만 어린 선수들은 규칙의 내용을 읽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이렇게 케이스를 이용한 학습을 하며 상황을 표현하는 그림도 그려 보면, 항의청문회에서도 자기의 주장을 정확히 표현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코치들도 더 많은 케이스를 이용하여 가르쳐 주고, 우리 어린 선수들도 규칙 집의 내용, 경험한 것들을 그냥 읽고 끝내거나 머릿속에 두지만 말고 그림을 그려서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규칙도 기초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6.
기억에 남거나 존경하는 선수가 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정재욱 선수 (=정성안, 470크루)와 김대영 선수 (470스키퍼), 김호곤 (레이저) 선수를 존경했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세일링을 마치면 지치고 힘들어 빨리 정리하고 들어 가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겠지만 정재욱 선수는 힘들어도 항상 조심이 장비를 다루고 잘 정비하셨던 게 특별히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물론, 세일링 실력이 좋았던 것은 당연하고요~





7. 2002
년에는 아쉽게 420클래스에서 은메달을 땄는데 은메달도 값진 노력의 결과이고 충분히 대단한 성적이지만 만약 다시 한번 그날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세일링 했을 것 같습니까?
첫 번째 질문에 답할 때 얘기한 저랑 같이 처음 요트를 시작한 친구와 같이 420 클래스에 참가했습니다.
아마도 대회 중반의 어느 경기였던 걸로 기억나는데, 그날 바람이 매우 약했고 조류가 강했습니다. 그 경기에서 1위 아니면 2위로 세일링 하고 있었고 마지막 마크를 돌고 풍하로 피니시 하면 되었는데, 그 마크를 돌기 전에 크루와 바람이 약하고 조류가 너무 세니까 스핀을 펼지 안 펼지를 상의 했습니다. 그 전에는 그런 상황을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우리는 스핀을 사용하기로 결정하고 마크를 돌았습니다.
그런데 배가 계속 조류 때문에 밀렸습니다.이후에 스핀을 내리고 틸러를 계속 밀었는데 조류가 너무 강해서 피니시 마크 쪽으로 가질 못했습니다.결국 시간 제한에 걸려 아무도 피니시를 못했죠. 그 때 만약 마크를 돌며 스핀을 펴지 않고 미리 꺾어 올렸다면 우리 배는 피니시 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떠오르네요. 그날 잠 못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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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요트 꿈나무들과 현역선수들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코치님이 가르쳐준 것은 쉽게 잊어버리지만, 내가 스스로 찾아서 배운 것은 오래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우리 어린 선수들도 본인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고 노력하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공부할 시간과 기회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때는 항상 메모하고 정리하여 내 것으로 만들고 숙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고 세일링을 즐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대회에 참가했을 때도 경기하러 나가기 싫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땐 내가 왜 지금 세일링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며 그 순간을 즐기려 했던 것 같습니다. 저를 가르쳤던 코치님들 이 글 보시면 웃으시겠지만. ㅎㅎㅎ
당시에는 힘들지만 조금 더 열심히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드네요. 제가 지금은 저도 이렇게 말 하지만 저도 선수생활 당시에는 코치님과 선배님들이 이렇게 얘기하면 한 귀로 듣고 흘렸지요. 지나면 항상 후회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 어린 선수들도 후회가 없을 순 없지만 그래도 나의 선수생활 동안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도록 더 열심히 훈련하고 진지하게 대회에 참가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영어도 기본이니까 조금씩 해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기억력이 부쩍 감소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정말 신나게 배 탔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멋진 요트선수가 되길 바래요.
인터뷰 날짜:2013 4 1일 (@해경배 심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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