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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친구들이 금 못따면 격포에 얼씬 말래요”(김다혜선수)

대한요트협회|2010-11-18|조회수: 10249

링크:http://www.hani.co.kr/arti/sports/sports_general/449004.html#

“친구들이 금 못따면 격포에 얼씬 말래요”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요트
열다섯살 이하만 출전 미니 요트 ‘늦깎이 기대주’
3일째 현재 5위권 성적…“마지막에 큰일 낼 것”

ⓒ한겨레(http://www.hani.co.kr).
기사등록 : 2010-11-16 오후 07:55:43 기사수정 : 2010-11-16 오후 08:00:57
한겨레 김연기 기자
»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한국 요트대표팀의 유일한 여자 선수인 김다혜가 10월 전지훈련지인 울산 일산해수욕장에서 물살을 가르며 요트를 타고 있다. 김다혜 제공
열네살 ‘요트소녀’ 다혜의 당찬 도전

친구보다 바다가 좋았다. 친구와 놀아도 바다에서 놀았다. 변산반도 한켠 격포에서 태어나 한번도 바다를 떠나본 적이 없다.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요트 한국 대표팀의 유일한 여자 선수 김다혜(14·변산서중 2). 광저우에서 차로 4시간 거리의 요트경기장도 그의 고향만큼이나 ‘스포트라이트’가 저만치 비켜간 곳이다. 그러나 다혜는 주변의 무관심과 상관없이 ‘큰물’에 서는 것 자체가 즐겁다. “여자 혼자 외롭지 않으냐”는 질문에 “하하하, 바다가 있잖아요. 오빠들도 전부 친동생처럼 잘 대해주고요. 통역사 언니도 짱이에요”라며 깔깔 웃는다.

16일 요트 딩기 옵티미스트 경기가 열린 산웨이 요트경기장. “바람이 너무 세요. 여기 오기 전 전지훈련을 했던 울산 앞바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예요.” 아직은 앳된 소녀지만 거친 바다와 한바탕 힘겨루기를 하고 돌아온 모습이 당차다. 다혜는 이날 10명의 선수 가운데 4위권의 성적을 냈다. 다혜가 출전한 딩기 옵티미스트는 선체 길이가 2.3m, 돛의 면적은 3.3㎡로 요트 가운데 가장 작다. 그래서 15살 미만의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닷새 동안 실력을 겨뤄 종합점수를 매긴 뒤 메달의 색깔을 가린다. 이날까지 사흘째 경기를 치른 다혜의 현재 종합성적은 5위권. “목표요? 당연히 금메달이죠. 친구들이 금메달 못 따면 앞으로 격포 바다엔 얼씬도 하지 말라고 그랬어요.”(웃음)

» 김다혜 선수

요트를 즐겨 타는 아버지의 후배가 어느날 다혜에게 “배 한번 같이 타보자”고 했다. 바다에서 하는 거라면 뭐든 마다하지 않는 다혜였기에 자연스럽게 요트와 친해졌다. 초등학교 5학년 때다. 그리고 입문 1년 만인 6학년 때부터 ‘선수’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또래 애들은 물론 중학교 언니들까지 넘봤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인 올해 3월 대표팀에 뽑혔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으로 8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했지만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김상석 대표팀 코치는 “운동을 늦게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바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라고 했다.

» 경기방식

바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다혜는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좋아지는 스타일이다. 첫날 7위권이었던 성적은 조금씩 조금씩 치고 올라와 5위권까지 다다랐다. 김 코치는 “중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동남국가들까지 전력이 강화돼 아시아대회에서도 메달 따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마지막에 ‘큰일’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아빠가 ‘끝까지 최선을 다해라.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대가가 있을 것이다’라고 하셨어요. 아직 경기는 안 끝났잖아요.”

세상을 알기 전에 바다를 먼저 배운 다혜. 목표가 있기에 최선을 다하지만, 바다 위에 두둥실 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요트는 배와 바다와 바람과 선수가 하나가 돼야 합니다. 바다에 홀로 떠 있으면 어느 순간 꼭 바다와 바람이 말을 걸어오는 것 같아요. 그때가 짱 좋을 때죠.”







광저우/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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