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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3차)]대학 요트동아리의 여름 이야기
대한요트협회|2024-08-30 16:59:26|조회수: 1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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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요트부가 여름을 나는 방법]
안녕하세요~
2024학년도 경희대학교 요트부 KHYC의 총무를 맡고 있는 변민주입니다.
매해 여름, 대학생 요트연합회 소속 학생들은 함께 모여 훈련을 진행하고 마지막 3일은 대회를 진행합니다.
2024년에는 8개 학교가 포항에 모여 훈련을 진행했는데요, 당연히 저희 경희대 요트부도 참가하였답니다.
15박 16일간의 뜨거웠던 해양훈련 이야기를 글로 담아보았습니다!
2024.07.28 - 2024.08.12
대학생 연합 해양훈련 in 포항
출발하는 날!
난지 한강공원에 배를 정박해두는 서울권 학교들이 모였습니다.
각 학교 배를 포항으로 가져가기 위함인데요, 모두가 힘을 합쳐 박싱해 놓은 짐들을 용달 트럭에 실었습니다.
본격 서울에서 포항까지 4시간이 넘는 여정의 시작
이 곳이 저희가 훈련하는 포항시 죽천 해수욕장입니다. 높은 빌딩으로 둘러싸인 서울 시내만 보다가 뻥 뚫린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설렜어요.
저희 경희대는 매일 2명의 당번을 지정합니다. 당번인 날에는 세일링을 하지 않고 식사 준비와 숙소 청소를 해요.
첫날은 저와 대용이가 식당번이라 제육볶음을 했습니다.
첫날밤, 임시 훈련부장 주비언니가 준비한 배치고사를 보는 신입생들의 모습이에요.
요트 이론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가볍게 테스트 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마치 과거시험을 보는 듯 진지하게 임하고 있군요!
둘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이 시작되었어요. 훈련이 진행되는 하버에서 도보로 8분 정도 떨어진 곳에 숙소가 있어요.
매일 아침 8시 40분에 같이 이동합니다. 한여름 포항은 아침부터 뜨거우니 모자는 필수
오전 오후 세일링하기 전 늘 이곳에 모여 코치님의 전달사항을 듣는 스키퍼 미팅을 진행합니다.
이 날은 훈련 각 학교별로 LDC 2000을 분배하였어요.
남는 배는 뽑기를 했는데 저희 학교는 못 받았아서 슬펐답니다. X 경희...
LDC 2000을 처음 마주한 신입생들이에요. LDC 2000의 짚세일부터 메인세일, 제네이커까지 완전 범장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직은 서투른 모습이네요.
세일링 차례가 아닐 때에는 물가에서 물놀이를 하며 교대를 기다려요. 하루 만에 이만큼 타버린 세진 민재
이번에 저희 경희대는 해훈티를 붉은 색으로 맞췄어요. 덕분에 어딜가든 눈에 잘 띄어서 좋았어요.
쪼로록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바다로 나가는 부원들입니다.
처음에는 자신 없어하던 신입부원들이 이젠 당당히 스키퍼와 크루 역할을 해낼 때 정말 뿌듯했어요!
매일 밥 먹고 요트만 타니 실력이 안 늘 수가 없습니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청량한 바다를 가로지르는 시원한 바람을 타며 요트를 탈 때에는 하나도 덥지 않았어요!
해장까지 해야 세일링의 완성이죠. 청명한 하늘 아래 세일과 헐을 씻고 해장
점심을 먹고 하버에 복귀하는데 갑자기 돌풍과 함께 세찬 비가 내리기 시작한 날도 있었어요.
이 날은 오전 오후 모두 바람 예보가 1m/s로 아주 미풍이라 그 누구도 이런 돌풍이 찾아올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는데요,
하버에 도착하니 강풍에 배가 넘어가 있었어요!
코치님이 배 안 날아가게 붙잡고 서둘러 메인세일을 내리라고 소리치시는데 정말 긴박한 순간이었어요.
다행히 돌풍은 금방 지나갔고 인명피해는 없었답니다.
저녁을 먹고 나서는 그날 배 타면서 배운 점을 해훈일지로 남깁니다.
신입부원들이 웃고 떠들고 장난을 치다가도 해훈일지 쓸 때에는 말이 없어지고 완전 진지해지는게 귀여웠어요.
놀 때는 놀고 훈련할 때는 훈련하는 기특한 신입부원들이에요 ㅎㅎ
해훈일지를 작성한 후에는 옹기종기 모여 이론교육을 하는 시간을 가져요.
배를 잘 타기 위해서는 많이 타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론도 정말 중요하거든요!
이 날은 경희대 요트부 YB이자 포항해양스포츠 아카데미 코치로 일하고 있는 다인언니가 레이스할 때 마크 도는 법에 대해 가르쳐줬습니다.
이 날은 대회 날짜가 다가와 엔트리를 짰습니다. 이번에는 운이 좋게도 KHYC의 모든 부원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어요.
엔트리를 짠 이후로는 자신이 나가는 종목의 배만 타고 자신의 파트너랑만 합을 맞추며 맹연습했습니다.
내 배, 내 파트너가 생긴 이후에는 대회가 확 실감 되었어요.
하늘과 바다 구경하며 룰루랄라 프리세일링 하던 때와 달리, 신입부원들이 훨씬 더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마크를 읽고 레이스를 뛰고, 육상에 돌아와서는 방금 전 모의레이스를 복기하며 세일링에 대해 열정적으로 질문했어요
해양 훈련이지만 16일 동안 훈련과 이론 교육만 하는 건 아니랍니다!
이론 교육이 끝나면 다 같이 주섬주섬 먹을 것과 마실 것을 꺼내고... 다른 학교와 함께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해양훈련은 운 좋게 올림픽 시즌과 겹쳐서 거실에 모여 올림픽을 보기도 했어요. 와글와글… 정말 명절 같아요
여름밤 바닷가 피크닉은 참을 수 없죠! 멋진 불꽃놀이도 했습니다.
그렇게 매일매일 오전 오후에 세일링을 하고, 저녁엔 해훈일지 작성과 이론교육을 한 다음,
밤새 신나게 놀다가 다시 벌떡 일어나서 세일링하는 훈련의 연속입니다.
저는 총무라서 식자재 관리도 담당했어요. 저녁에 시간 날 때마다 마트에 가요.
이 날은 신입생 수민이와 한양대 집행부와 함께 택시 타고 번화가로 나가서 장을 봤답니다.
트렁크에도 모자라 무릎에까지 식재료 한껏 실었어요.
이렇게 식재료를 사두면 식당번들이 늘 정성껏 요리해 준답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기다리고 있는 맛있는 점심 저녁 덕분에 열심히 훈련할 수 있었어요!
16일 중에 훈련하지 않는 단 하루, 휴가날! 저는 작년부터 늘 휴가 날에는 시원~한 포항 물회를 먹고 찜질방에 가요.
그런데 찜질방 괜히 간 것 같기도 해요. 밖에 서 있으면 태양열에 저절로 찜질이 되더라고요...?
대회 전 훈련 마지막 날, OB 선배님들이 응원차 포항에 방문하여 고기를 사주셨어요. 무한리필이라 완전 많이 먹었습니다.
힘내서 대회 하겠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훈련이 막바지에 접어들어 대망의 대회만을 앞두고 있습니다. 대회 첫째 날과 둘째 날은 개인전을, 마지막 날은 단체전을 진행해요.
훈련은 죽천 해수욕장에서 진행하지만 대회는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하기 때문에
대회 첫 날 오전에는 죽천에서 영일대까지 배를 해상으로 옮기는 '딜리버리'를 진행합니다.
일제히 선두를 따라가는 배들! 정말 장관입니다.
늘 해안가에서 배를 타고 나갔다가 같은 해안으로 돌아오기만 했는데, 배를 타고 직접 '이동'하는 경험은 특별했어요.
배를 영일대 해수욕장에 내리고 곧장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첫째 날은 바람이 꽤 세서 힘들었어요.
1인용 딩기는 레이스 시작도 전에 꽤 많이 캡사이즈 할 만큼요.
제가 탄 LDC 2000은 바람이 너무 센 나머지 헬리어드 묶은 부분이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바람에 메인세일이 내려와버렸어요.
모의 레이스할 때는 이런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요, 결국 첫 경기는 Did Not Start 당하고 구조정에 끌려갔습니다...
아쉬웠지만 메인 세일이 내려 온 순간에 구조정이 바로 옆에 있어서 금방 레스큐 되어 다행이었어요.
육상에서 헬리어드 짱짱하게 묶고 새로 메인 세일을 올린 후에는 다음 경기부턴 무사히 완주할 수 있었어요!
훈련 막바지에 다다르자 이제 신입부원들은 자기가 탈 배를 직접 범장 해장 할 줄 알게 되었어요
대회 둘째 날 오전에는 개회식을 진행하고 오후부터 다시 개인전 남은 레이스를 진행했습니다.
첫째 날보다 바람이 살짝 죽었는데요, 미풍엔 가벼운 사람이 유리한 게 확실히 느껴지더라고요.
전반적으로 여자부 성적이 확 올랐고 저도 역시 바람이 아주 약해진 마지막 레이스에서는 전체 6위를 했습니다!
무사히 대회를 마무리하고 치킨 파티
대회 마지막 날에는 모두가 주목하는 팀 대항전이 열립니다. 팀 대항전은 각 학교에서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나와요.
팀 대항전은 두 학교끼리 토너먼트식으로 경쟁합니다.
학교별로 배가 두 대씩 나와서 총 네 대가 경기하는데, 꼴찌로 들어오는 학교가 지는 경기랍니다.
1등이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고 상대학교 배가 꼴찌 되게끔 유도하는게 중요해요!
팀대항전 16강전을 이겨 기뻐하고 있는 회장 민웅이와 팀대항전을 위해 와준 KHYC YB 동준오빠
저희 경희대는 결승전까지 진출했어요. 결승전을 가까이서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폰툰 맨 끝에 앉아 응원하는 중입니다.
각 학교에서 제일 잘 타는 사람들이 나와 경기하다보니 아주 치열했어요.
16일 간의 훈련 중 어느 때보다도 대항전 하루에서 좋은 사진이 많이 찍혔습니다.
결과는... 팀 대항전 2등!! 요트 명문 경희대입니다 ㅎㅎ
아쉽게 경희대는 LDC 2000 여자부와 남자부에서 4위를 했지만 신입생들이 상을 싹쓸이해서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
강풍에 냅다 바다에 내보냈는데 알아서 상까지 타 온 정말 기특한 신입생들입니다.
15박 16일간의 해양훈련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보람과 동시에 정말 훈련이 끝나가는구나 하고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번 해양훈련은 KHYC의 성적도 좋고 신입생들끼리도 많이 친해진 것 같아서 집부로서 뿌듯했습니다.
이제는 포항을 떠날 시간! 다시 짐을 박싱해 용달 트럭에 실었어요.
먼 길을 달려가 원래 우리 배가 있던 난지 한강 공원, 제자리에 돌려 놓았습니다.
15박 16일 동안 고생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습니다. 신입부원들의 성장, 동아리 부원 간의 친목, 다른 학교와의 교류, 그리고 자랑스러운 성적!
대학생들이 마음껏 요트 훈련을 할 수 있게 많은 지원을 해주신 포항시와 포항시 체육회 관계자분들, 훈련을 감독해주신 정정 코치님과 포항 해양스포츠 아카데미 관계자분들, 훈련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게 힘써준 대학생 요트 연합회 집행부, 늘 든든히 후배들을 지켜봐주시는 경희대 OB 선배님들 덕분입니다. 또한 더운 날 잘 따라와준 신입부원들에게 고맙습니다.
올 여름 잊지 못할 뜨거운 추억을 만들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요트의 지배자 경희대, 요지경! 파이팅입니다~
작성자: 경희대학교 요트부 KHYC 총무 변민주
2024.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