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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 7

장영주|2024-02-27 09:50:12|조회수: 96

                                           책을 읽읍시다!

 

                                                                                            나팔수 장영주

 

 “책을 읽는 보람은 먼저 실용에서 드러남이 마땅하다. 실용을 저만치 내팽개쳐 두고 날마다 성명이기(性命理氣)의 고담중론만 일삼으면 사람이 망가진다. 토론을 한다며 제 주장만 내세우고 남의 얘기에는 귀를 막는다. 이기고 지고가 더 중요하다. 지면 분하고 이기면 통쾌하다. 하지만 이미 독서의 보람은 간 데가 없다. 이런 공부를 하면 사람 버리기 딱 좋다. 이 순서를 착각하는 사람이 참 많다(박지원 朴趾源,1737-1805).

 

  미쳐야 미친다

  세상에서 우리 자신을 기쁨에 몰아넣는 것이 몰두라 했고, 2000년에 앞서 준자는 이를 막신일호(莫神一好)라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한 가지 일에 몰두하여 성공하는 것보다 더 신명나는 일은 없다는 것입니다. 쓰잘머리 없는 일에 정신을 못 차리면 정말 미친() 것이지만 자기가 즐겨 하는 일에 몰입하게 되면 미치(=이르게)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쳐야() 미친()다고 했습니다. 모든 일의 성패는 얼마나 그 일에 열정적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만일 내가 열정을 바칠 일을 찾지 못하고 원치 않은 일을 하게 되었다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일의 가치를 찾으면 기뻐지고 즐거움에 차서 몰두하다 보면 정말 원했던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무엇이나 먹을 수 있고 무엇이나 할 수 있는 사람이 정말 강한 사람입니다.

자기의 강점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했다고 애태울 필요는 없습니다. 예나 이제나 남의 눈치나 보면서 나다워지는 것을 막는 것은 세간의 획일화된 사고의 틀입니다.

 

  법인체의 정관은 한 나라의 헌법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 협회 정관 제2(목적) 항에는, ”협회는 요트 종목에 대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며 국제요트연맹과 국제체육기구에 대하여 독립적 교섭권을 갖는 유일한 단체이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자기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습니다. 한때 해경은 자기들이 요트경기를 장악한답시고 국제세일링연맹에 직원을 파견하여 타진한 바 있는데 이것은 우리 정관에 규정된 독립적 교섭권을 침해한 행위요, 정부조직법에 엄연히 문체부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한 참으로 무식한 행태입니다. 이것은 전적으로 우리 협회의 무지로 빚어진 헤프닝이였습니다.

 

  어디 그것뿐이겠습니까? 정관 제4(사업) 12에는 요트대회 및 해양스포츠 마리나 조성 등에 자문 및 건의라고 규정되어 있는데 수상레저안전법의 시행령에는 미국세일링연맹의 약호를 ASA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법령 제정을 주관한 정부기관에서 요트에 관한 용어를 법령에 잘못 표기했다면 협회가 시정을 건의하는 것이 정관에 부합된 행위입니다.

 

  요트의 전문단체가 클래스 요트로 경기를 벌이면서 클래스에 관한 정의(定義)를 제대로 아는 구성원이 없습니다. 임원이나 지도자를 만나 클래스가 뭔지 아느냐고 물으면 모른다고 하면서 뭡니까고 묻는 이가 없었습니다. 공부는 물음에서 시작됩니다. 어쩌다 설명하려고 하면 제대로 듣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잘 들을 줄 모르는 사람과는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없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와 닿았습니다.

 

  제가 여기서 단체 구성원이라 함은 단체의 조직원 전체를 이르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대의원과 집행부 임원을 비롯하여 선수, 지도자와 회원에 이르기까지 조직에 등록된 모든 이들이 포함됩니다. 정관은 구성원들 스스로가 대표를 선출하여 제정했습니다. 그럼에도 정관을 제대로 이해하는 구성원이 없는 듯합니다. 정관에 사업은 16개가 나열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한두 개밖에 시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어느 경기단체보다 더 전문성이 두드러지게 요구되는 세일링 경기에 전문성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니 사업인들 제대로 시행되겠느냐는 것입니다. 뜻이 있는 이는 작심하고 정관을 정독해 보세요. 거기에 사용하는 용어며 문장이 엉망일 뿐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사업은 빠뜨리고 시행이 불가능한 것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무지가 죄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니 당연히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고 설사 그것을 안다 해도 어떻게 할지는 더욱 모릅니다. 이들이 무지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인데 무지를 완강히 고집하여 알려고 하지 않은 사람들, 이게 더 무서운 겁니다.

 

  알게 되면 자기들의 욕망에 손상이 올까봐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책도 읽지 않으며 글로 써 주어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설사 이해한다 해도 실천하지 않는 것은 자기들이 변화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막지(莫知)라고 하는데 무지보다 막지가 더 무섭다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 글의 들머리에서 우리는 미쳐야 미치게 되므로 자기가 하는 일에 몰입해야 한다는 것을 읽었습니다. 우리 구성원들이 몰입하여 열정을 쏟아야 할 대상은 당연히 요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너나없이 요트에 관한 지식은 상식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인데 어떻게 몰입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여기서 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열정을 쏟아 요트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요트에 관한 전문지식이 필요합니다. 한데 전문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길은 현실적으로 책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다들 책을 멀리합니다.

 

  하여 제가 나서서 나팔을 불어 대는 것입니다. 나팔 소리가 작은 것이 흠입니다. 그렇다면 고막이 찢어지도록 불어 제쳐야 책 읽는 시늉이라도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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