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읍시다

글 장영주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봐도 우리가 책을 멀리한 상태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빈주먹뿐입니다. 무지의 집단이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9번에 마쳤던 <책을 읽읍시다>를 다시 이어 가기로 했습니다.

 

  다듬지 않으먼 옥이 아니요 책을 읽지 않으면 사람이 아니다(禮記)

  

  헛발질은 그만 하자

  저는 <책을 읽읍시다>의 글을 협회 누리집에 9꼭지를 올리고 마지막으로 <책을 읽읍시다를 마무리 하면서>라는 글에서 돛달리기 경기는 다른 경기종목과 견주어 차잇점이 확연하다는 것에 대하여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여러 차잇점 가운데에서도 가장 도드라진 차잇점은 이론에 바탕을 둔 기술을 연마하지 않는 한, 결단코 세계대회에서 상위에 오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단체의 구성원들은 그러한 사실뿐 아니라 이론의 개념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고 썼습니다.

  이론은 책 속에 있습니다. 책을 읽지 않으니 이론을 모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론을 터득하기 위한 책은 멀리하면서 훈련을 한답시고 변죽만 울리고 있으니 일의 알짬(핵심)을 놓친 거지요. 잠자리채로 구름을 잡자는 것인지 곧은 낚시로 고기를 낚자는 것인지 허구한 날 헛발질만 하고 있으니 이쯤에서 헛심 빼는 짓은 멈추고 제 길로 들어서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글의 말미에 구성원들의 의견을 물었는데 답이 없었습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납니다. 소통은 말과 글의 쌍방 통행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렇듯 사소한 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터에 여럿이 협력하여 목적 사업을 이루려고 해 봤자 무슨 일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것들이 바로 헛발질입니다. 헛발질로는 길가의 돌멩이 하나 걷어차지 못하고 헛심만 쓰게 됩니다. 힘도 헛되이 줄곧 쓰다 보면 지치기도 하련만---.

 

  책을 읽는 데도 고비가 있다

  책을 읽는 처음 단계에서는 그지없이 지겹고 지루해서 사람을 지치게 만듭니다. 그렇다고 이것을 내팽개쳐서 예전에 편히 놀던 시절로 돌아간다면 작은 성취조차 이루지 못한 채 인생을 탕진하고 말게 됩니다. 참고 견디는 가운데 좋은 일들이 따라옵니다. 살피고 점검해야 진전이 생깁니다.

어렵고 괴롭던 책 읽기에 차츰 재미가 붙기 시작합니다. 재미가 붙으면 손발이 춤추고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마음이 즐겁게 되면 더 이상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게 됩니다. 공부는 이 단계에서 비로소 시작됩니다. 어려워도 건너가고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기술이 곧 공부요 책 읽기입니다.

그럼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날마다 넘치지 않은 목표를 정해 꾸준히 읽어 나가는 체질화된 책 읽기가 중요합니다. 밥 먹듯이 읽고 잠자듯이 읽어야 합니다. 살면서 숨 쉬듯 자연스레 책과 늘 함께 해야 합니다.

작정하고 한 권을 통째로 읽을 시간을 기다리다 보면 결국 책 한 권을 읽지 못한 채 늙고 맙니다. 바쁜 가운데에서도 짬을 내어 아껴 읽는 책이 달고 맛이 있습니다.

 

  부분에 매달리지 말고 전체를 보아라

  부분과 전체를 혼돈하는 것은 공부가 모자라다는 증거입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부분에 얽매이면 늘 핵심을 놓칩니다. 그리고는 공연히 책을 탓하고 저자를 타박합니다. 공부의 힘은 전체를 장악하는 데서 나옵니다. 책 한 권에는 전체의 요지가 있고 그것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이 있습니다. 전체를 놓치고 부분만 집착한 결과 책 읽기가 겨우 에피소드 몇 개 건지는 것으로 마감됩니다. 무슨 일이든 꾸준히 이어 가야 결실을 맺습니다.

 

  음식량을 줄이고 독서량을 늘려라

  음식량을 줄이고 책 읽는 양을 늘리면 자연히 몸에 독기가 빠지고 황페한 정신에 물이 올라 오래 살게 됩니다.

일본의 NHK방송이 2012년에 방영한 프로그램 내용인데, 이 방송국은 건강 수명을 좌우하는 생활습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갖고 노인 40만 명을 대상으로 10년 이상 생활습관들에 대해 다양한 빅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습니다.

조사 결과 놀랍게도 건강한 노인들이 가장 많이 가진 생활습관은 운동이나 좋은 음식이 아니라 책을 읽는 습관이었다고 합니다. 책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심리적 안정감이 높았는데 이것이 건강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에서 건강 수명이 가장 긴 지역은 야마나시라는 소도시였는데 이 지역의 가장 눈에 띈 점은 인구당 도서관 수와 학교 사서(司書)의 배치율이 전국에서 1위였다고 합니다. 우리가 곱새겨 볼 만한 일이기에 소개하는 것입니다.

 

  생각의 실마리

  이것은 어느 작은 책방 주인이 쓴 쪽지글의 첫머리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나에게는 어떤 사람이든 완벽해 보이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바로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처음에는 몰입의 순간이라 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했다. 그러나 지하철에서 휴대폰에 몰입한 사람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글을 읽고 여러분은 무엇을 느꼈는지 생각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올렸습니다. 똑같은 몰입인데 독서와 휴대폰에 몰입한 사람을 보는 우리의 느낌은 왜 다를까요?